밍구가 저희 집에 처음 왔을 때 겪었던 황당한 이야기예요.
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평점이 좋은 동물병원에 찾아갔었죠.
수의사 선생님이 4개월이 된 저희 강아지를 보더니 이런 얘기를 했어요.
1. 진돗개는 크면 사람을 싫어하든 강아지를 싫어하든 무조건 하나는 싫어하게 될거다.
무슨 예언가라도 되는 듯이 말했어요.
진돗개는 사람과 강아지를 둘 다 좋아할 수 없다고요.
싫어하는 대상이 생기면 무조건 공격성이 나올 거라고요.
그리고 더 가관인 건 다음 문장이에요.
2. 진돗개, 진도믹스 이런 애들 데려올 땐 0원이지만 나중에 교육 보내려면 돈 더 든다.
공격성 때문에 교육을 보내게 돼 있다는 이야기였는데요.
강아지는 선천적인 기질이 정말 강해서 견종 특성상 그렇다는 이야기였어요.
딱 봐도 애가 산만하고 가만히 못 있는 게 그럴 것 같다면서요. 선천적으로 얌전한 애기는 애기 때도 얌전하다고 그러더라고요.
저희 강아지 정말 순한 아이로 자랐거든요. 지금이라도 그 병원 찾아가서 따지고 싶은 심정이에요.
그 때 너무 무방비 상태로 방문했다가 반박도 못 하고 벙쪘던 기억이 나네요.
3. 털 엄청나게 빠져서 감당 안 될 거다.
털 많이 빠져서 엄청 힘들 거라고도 했어요. 이건 사실입니다.
힘든 것도 사실이에요. 진돗개, 진도믹스 털 진짜 많이 빠져요.
하지만 감당은 돼요. 감당해야죠. 로봇 청소기의 도움을 받아서 청소기를 하루에 두세 번 돌리면 돼요.
4. 일주일 만에 돌려보내는 건 파양도 아니다.
일주일 만에 다시 돌려보내는 건 파양도 아니다. 정확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.
저보고 잘 생각하라고 하더라고요. 그 동네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처음에 데려왔다가 안 오는 보호자들 많다고요(파양한 것으로 추측된다는 뉘앙스).
본인 편견 때문에 옮긴 거란 생각은 안 해보셨는지.
심지어 본인도 진도믹스견 키워봤다고. 그래서 힘든 거 알아서 하는 이야기라고 하셨어요.
그날 이렇게 폭격당하듯이 가스라이팅 당하고 집에 와서 곱씹어 보니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무례한 거였더라고요.
당시에 아무 말도 못 했던 스스로가 원망스럽고 집에 걸어 오는 내내 화가 나서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던 기억이 나네요.
그 후엔 바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너무 좋으신 수의사 선생님을 만나 아직까지 잘 다니고 있답니다.
이제는 말 할 수 있다!
당연히 입양은 신중해야 합니다. 어려운 점을 충분히 알아보고, 감당할 수 있는지 확신이 있어야겠죠. 어떤 각오로 입양했는지도 모르면서 전문가라는 분이 편견으로 점철된 조언(을 가장한 참견)을 하는 건 무례한 일입니다. 우리 아이 건강과 무관한 조언은 사양할게요.
▶그 때가 생각나서 썼던 진돗개 편견 멈춰! 포스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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